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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한직업, 아이키우는 50대아빠
서우짱

아내의 쉼을 위해, 아이와 함께 무작정 나가기!

by seowoojjang 2025. 3. 7.

아내의 쉼

육아는 부부가 함께 하는 여정입니다.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서로를 지지하며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내가 임신했을 무렵, 육아를 모르는 남편들은 책이나 인스타글에 의존하며, 보통은 굳은 마음으로 아이가 나오면 나는 진짜 잘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합니다. 그리곤 어느 책에선가 가슴에 새겼던 위와 같은 문장 하나씩 남편들은 가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저 몇 자 안 되는 긍정적 신념은 아이가 나오는 순간, 뇌가 정지되는 마술을 선보입니다. 유튜브에서 그렇게 봤건만 아는 건 0과 1뿐 다 까먹었습니다. 아내가 아이를 안겨 주는데 팔뚝 반만 한 아이를 내가 안아도 되는 걸까? 안았다가 어디 부서지는 거 아닌가? 시간이 조금 흘러 아이가 6개월쯤이 됩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걷기 시작하죠. 기어 다니는 게 편하다는 말이 생각날 때쯤, 어느 순간부터 싸우지도 않았던 부부사이가 점점 서로에 말에 가시가 돋고 별의미도 없는 말에 머릿속 뉴런 들은 앞에 있는 여자를 적군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부부는 서로 대화하며 이해하고, 바로 잡지 못하면 오랫동안 '힘듦'이 지속됩니다. 어느 순간, '내가 언제부터 싸웠지'라는 생각이 들 때 머릿속 뉴런들은 기억의 방을 들쑤시고 다닙니다. 그래도 남편들은 성질이 더럽지 않고 서야 대부분 잘 참습니다. 잘 맞춰 주려 합니다. 잘 맞춰 주고 싶습니다. 육아가 너무너무 힘든 걸 알고 있으니까요. 이제 몸이 조금 더 힘들겠지만

아내의 쉼을 만들어 줘야겠습니다.

 

아이와 무작정 나왔는데, 어디를 갈까?

주말에 하루 온종일 아내와 붙어 있으면 안 나올 수 없는 게 바로 잔소리입니다. 아들만 둘 있는 후배말이 아침에 무작정 아이 데리고 나가란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놈이야 둘 키우면서 노하우 라도 있겠지만 전 뭔가 계획된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머릿속엔 아이 데리고 나갔다가 작은 사고 라도 나면 어떡하지 란 생각에 꿈도 못 꿨죠. 나와 아이 둘만에 시간, 생각조차 한 적이 없었습니다.. 혼자 너무 힘들 거 같았어요. 그날은 뭔 생각이 든 건지 "여보 오늘은 혼자 푹 쉬고 있어 내가 아이 데리고 나가서 놀다 올게"라는 말을 해버렸어요. 그냥 뭔가 잘 보이고 싶었던 거겠죠.'나 너를 위해 배려를 하니 너도 날 좀 이쁘게 봐줘'라는 말은 참아 못했습니다. 일단 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왔는데 어디로 갈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일단 중간에 차를 세우고 이곳저곳을 찾아보다 대형쇼핑몰 이거밖에 생각이 안 났어요. 출발하고 좀 있다가 아이가"어... 엄마" 울기 시작합니다. 운전 중에 그것도 고속도로 위에서 아이가 뒷자리서 웁니다. 말도 안 통하는 아이에게 정말 별에 별 말을 다 하면서 웃긴 행동도 해보고 운전 중에 춤도 췄습니다. 5분여간 사투를 벌이다 아이가 울음을 멈췄어요. 그리고 웃습니다. 춤이 먹혔네요. 쇼핑몰에 도착하니 나온 지 딱 40분 됐더군요. 4시간은 지난 거 같았어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뒤를 보니 아이가 잠들었네요. 아이 잠자는 2시간, 이 시간이 어렸을 적 노래방에서 사장님이 서비스 시간 넣어준 거 마냥 무료서비스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자는 동안 아내가 챙겨준 가방 안에 아이템들을 점검해 봅니다. 아이가 일어난 후에 아내가 싸준 점심도 먹이고. 영풍문고, 무슨 래빗 전시인가도 들어도 가보고, 이곳저곳을 다녔는데 아직 초보육아 티 내는지 사진 찍는 걸 깜빡했어요. 아내 같았으면 100장 이상은 찍었겠죠. 그나마 5장은 건졌습니다. 그리고 대망에 똥! 아이가 똥을 쌋어요. 어디서 스멀스멀 웅아 냄새가 납니다. 그래도 아내랑 이곳저곳은 다녀본 터라 유아 휴게소에서 응가는 아내와 같이 많이 갈아본 경험이 있어 문제가 안될 줄 알았어요. 근데 그거 혼자 힘듭니다. 그것도 주말에 바글바글 거리는 유아 휴게소에서 아빠 혼자 가는 게 경험이 없어 우왕좌왕, 머리에서 땀이 주룩주룩 납니다.  육아하시는 남편 분들 저 같은 사람은 없으시겠지만, 무작정은 안됩니다. 이쁨 받으려 갑작스레 튀어나온 말은 빠르게 수습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래저래 시간은 가네요

저녁도 먹이고, 이제 가야겠어요.

 

 

육아, 극한직업

 

집에 도착하니, 아내가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아이만요. 그래 뭐 하루, 아내의 쉼을 줬다고 큰 대접은 바라지 않았습니다. "잘 쉬었어 여보?" 아내에게 물어봅니다.  "오빠 덕분에 잘 쉬었어 고마워" 이런 말 해주면 진짜 남편들도 힘이 많이 납니다. 남자들은 굉장히 단순합니다. 여자들이 '스마트 폰'이라면 남자들은' 2G 폰' 같이 아주 직관적입니다. 말이 라도 잘해주세요 마님들!! 이제 아이도 씻고 저도 씻고 진짜 말 그대로 개 피곤합니다. 잠시 오늘을 돌아보자면 뭔가 뿌듯한 느낌, 아들과 둘이 뭔가 큰일하고 돌아온 느낌도 나고 아들과 데이트 힘들었지만 너무 좋았습니다. 제 어깨 셀프 두드려 봤습니다. 앞으로 자주 해봐야겠습니다. 아들과의 데이트, 맛보지 못한 극한직업!